절친과의 이별
김 부장은 회식 때 된장찌개가 나오면
'그 친구'에 대해 말했습니다.
직원들은 자주 듣는 이야기였지만,
아무도 중간에 자르거나 자리를 피하지 않았습니다.
"그 친구 말이야.
그렇게 먹는 걸 좋아했거든.
특히 이 된장찌개!"
"하루는 이 된장찌개를 한 뚝배기 끓여 놓고
밥을 비벼 먹는데,
얼마나 맛있게 많이 먹는지
걱정이 다 되더라니까."
그러다 급체라도 걸리는 날엔
김 부장이 그 친구를 업고
응급실을 달려가기도 했다고 했습니다.
"병원에 안 가고 손을 얼마나 따댔는지
열 손가락이 다 헐었더라고."
"한 번은 나랑 만나기로 해 놓고
나타나질 않는 거야.
그때도 난 된장찌개를 먹다가 급체했다고 생각했지."
거기서부터 김 부장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.
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.
그 친구와의 약속은
그것이 마지막이었다는 것을...
그날 친구는 병원에서
위암 말기 선고를 받고서
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있었다는 것을...
그 친구는 김 부장에게
마지막 부탁을 남겼습니다.
"우리 엄마 틀니 할 때 되면
이삼백만 원만 좀 챙겨줘."
그리고 김 부장에게 적금통장을 건넸습니다.
그렇게 김 부장의 절친은
한 계절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.
말하진 않았지만,
직원들은 '그 친구, 그 친구' 하는 사람이
그토록 사랑했던 그의 아내였음을
알고 있었습니다.
차마 '아내'라는 말이
목구멍을 넘지 못해
'그 친구'라고 추억해야 하는
김 부장의 이야기를
직원들은 수없이
아무 말 없이
그렇게 듣고 있었습니다.
*********
이별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
가장 냉정한 이별은 죽음일 것입니다.
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숨 쉬고, 먹고, 자던 사람과의 이별...
사랑하는 아내, 남편, 부모님, 형제, 자녀, 친구의 죽음은
살면서 겪어야 할 가장 큰 고통임엔 분명합니다.
세상에서 가장 냉정한 이별 앞에
'좀 더 사랑하며 살걸...'
그리고 후회하지 말고,
'그래도 마음껏 사랑해서 다행이다'
말할 수 있도록
후회 없이 오늘을 살아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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