왜 모두 기뻐하지 않을까
왜 모두 기뻐하지 않을까
당연하다는 사실들
아버지가 계시고 어머니가 계시다
손이 둘이고 다리가 둘
가고 싶은 곳을 자기 발로 가고
손을 뻗어 무엇이든 잡을 수 있다
소리가 들린다.
목소리가 나온다.
그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
그러나 아무도 당연한 사실들을
기뻐하지 않아
‘당연한 걸‘ 하며 웃어버린다.
세 끼를 먹는다.
밤이 되면 편히 잠들 수 있고
그래서 아침이 오고
바람을 실컷 들이마실 수 있고
웃다가 울다가 고함치다가
뛰어다니다가
그렇게 할 수 있는 모두가
당연한 일
그렇게 멋진 걸
아무도 기뻐할 줄 모른다.
고마움을 아는 이는
그것을 잃어버린 사람들뿐.
- 의사, ‘이무라 가즈키오’의 종이학 중에서